일상/책

슬픔이 주는 기쁨 - 알랭드 보통

보건교육사 리창 2016. 8. 11. 02:16



슬픔이 주는 기쁨  - 알랭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내용소개>


성심성의껏 소외를 시켜놓은 환경에 나 자신의 소외를 풍덩 빠뜨리는 것은 실로 위안이 되었다. 마치 기분이 푹 가라앉았을 때 쇼펜하우어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리틀 셰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외로움과 관련이 있다. 특히 영국적인 외로움과 관련이 있다. 리틀 셰프는 그런 외로움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묘한 방식으로 그것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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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향한 강렬한 욕망은 유혹에 필수적인 무관심에 방해가 된다. 또 상대에게 느끼는 매력은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완벽함에 자기 자신을 견주어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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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서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실증주의와 합리주의 정신에 심취한 구애자, 세심하게 과학적 연구를 통해서 사랑에 빠지는 법칙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믿는 구애자에게는 기운이 빠지는 이야기이다. 구애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덫에 걸 사랑의 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일을 진행한다. 어떤 웃음, 의견, 포크를 쥐는 방식 같은 것. ......그러나 불행하게도, 설사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고리가 존재한다고 해도, 구애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계산이라기보다는 우연에 의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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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칸트는 <도덕 형이상학 원론>(1785)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그들을 부나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체로” 존중하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1848)에서 칸트를 참조하면서 부르주아지와 그들의 새로운 과학인 경제학이 대규모로 “부도덕”을 자행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경제학은] 노동자를 일하는 동물로밖에 알지 못한다. - 최소한의 육체적 요구만 남은 짐승으로 아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말에 따르면 피고용인에게 주는 임금은 “바퀴가 계속 돌아가도록 칠하는 윤활유와 같다. 일의 진정한 목적은 이제 인간이 아니라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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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홀로 있는 남자들의 절망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미래의 충성과 이타심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로맨스라는 면에서 잘 나가는 유형의 남자들을 의심할 만한 이유도 되겠다. 그런 남자들은 넘치는 매력 때문에 내가 겪었던 이런 희비극적 과정을 알지 못한다. 말 한마디 붙여볼 기회도 주지 않고, 사과 주스 팩과 내 머릿속의 결혼 계획만 뒤에 남겨놓은 채 다음 역에서 내려버린 여자 때문에 며칠씩 마음 아파하는 그 과정을.

 


<슬픔이 주는 기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