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감염병

생물학 테러 위험, 탄저

보건교육사 리창 2020. 12. 21. 15:30

<생물학 테러 위험, 탄저>

탄저는 탄저균(Bacillus anthracis)의 감염으로 발생하며 매우 높은 치사율과 해외유입 및 생물학 테러의 가능성 등으로 1급 법정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탄저는 가축에 의해서 전염되는 인수 공통감염병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축산업 종사자에게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탄저는 ‘석탄처럼 검게 썩는 괴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제5의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탄저는 생명력이 매우 강해서 포자 상태로 토양에서 수십 년간 머물다가 초식동물을 매개로 동물이나 사람의 몸에 침투하여 급속히 증식하게 됩니다.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흔히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최근에는 발병 사례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해외 유입의 가능성이 있고 치명적인 독성으로 생물테러에 활용될 수 있어서 2008년 8월부터 1급 법정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탄저는 노출 부위에 따라 피부탄저, 위장관탄저, 흡입탄저로 구분됩니다. 피부탄저의 경우 잠복기는 1~2일이며 노출 부위에 가려움증과 물집이 생기고 발진과 부스럼을 거쳐서 2~6일 후에는 흰색 내용물을 분비하는 악성 농포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피부가 썩어들어가면서 검은 괴저 딱지가 생기게 됩니다. 피부탄저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은 20%에 이릅니다. 위장관 탄저는 감염된 육류 섭취 후 1~6일 이내에 장내 염증이 시작됩니다. 초기에 구역, 구토, 식욕부진, 발진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난 후 토혈,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패혈증으로 진행하게 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흡입탄저는 생물테러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호흡기 흡입으로 폐포에 침투하여 발생하게 됩니다. 흡입 후 3~5일 이내에 심한 출혈과 종창이 발생하는 출혈성 흉부 임파선염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혈액으로 균이 퍼지면서 다양한 조직의 괴사가 진행되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폐수종, 패혈증, 호흡부전과 쇼크가 진행됩니다. 참고로 탄저는 사람 간에 전염되는 감염병은 아닙니다. 감기나 코로나처럼 비말 전파로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매우 드물지만 피부의 상처에 탄저에 감염된 사람의 피부 병변 삼출물이 접촉하여 감염된 사례는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1952~1968년 사이에 4번의 집단발생에서 85명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나 그 후 환자 보고가 없다가 1992년 이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1992년 이후 발생한 환자들은 모두 소고기와 소의 부산물을 생식하거나 피부 접촉한 후에 피부 탄저와 위 장관 탄저의 임상소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20007월에는 경남 창녕군에서 원인불명으로 죽은 소를 해체하거나 섭취한 사람 중에서 5명의 피부 탄저 환자가 발생하였고, 이중 2명이 사망하였습니다. 2001년 미국에서 911테러 이후에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이 곳곳에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11명의 흡입탄저 환자가 발생하여 5명이 사망했습니다. 2015년에는 국내에서도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1생화학무기법을 개정하여 탄저균을 포함한 27종의 생물테러 대응을 위한 관리를 해오고 있습니다. 탄저는 국내 질병관리청의 용역사업으로 백신 개발이 진행되어 지난 2019년 임상 2상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곧 국내 기술의 탄저백신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감염병의 위험성은 그 어떤 무기보다 치명적입니다. 감염병 대응은 국제적인 협력의 필요성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