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감염병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보건교육사 리창 2020. 12. 19. 20:50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백신의 이름이 자궁경부암 백신이기 때문에 여성만을 위한 백신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백신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백신입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여성의 자궁경부암과 남녀 모두의 성기 주변이나 항문 주위에 사마귀가 생기는 콘딜로마(생식기사마귀)를 유발합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은 증상이 없으며 18개월 이내에 면역작용으로 바이러스가 제거되지만 약 1~4%는 감염 후 10~20년의 잠복기를 거쳐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성 접촉 후 3~4개월 후에 피부 증상이 생기는데 초기에는 표면이 윤기가 나는 볼록한 형태에서 점점 산딸기나 닭 볏 모양으로 커지면서 드물게는 악성종양으로 변하는 사마귀가 됩니다. 여러 개의 사마귀 형태가 일반적이고 간혹 밀집해서 버섯 모양으로 나타나며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숙주가 사람이며 감염자와의 성행위가 주요 감염 경로입니다. 남성이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생식기 사마귀나 성기암, 항문암에 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관계를 통해서 상대 여성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기 때문에 남성에게도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미국 FDA2009년 사람유두종바이러스 6형과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 예방을 위해서 9~26세의 남자에게 4가 자궁경부암 백신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고 성관계가 많을수록 고위험 HPV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예방백신은 이미 노출된 바이러스에는 예방효과가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접종할 것을 권장하지만 성인이라도 아직 노출되지 않는 HPV 균주에 대해서는 예방 효과가 있고 과거에 이미 감염되었다가 회복된 경우에도 재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서 FDA는 2018년 가다실 9가 백신을 27~45세의 성인 남녀에게 모두 접종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습니다. 특히 성소수자(동성애자)HPV로 인한 항문암 위험이 아주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강력히 권고됩니다.

 

대표적인 백신으로는 가다실 9가 백신이 있습니다. 이 백신은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6번과 11, 암을 일으킬 수 있는 16번과 18번 그리고 5개의 균주, 9개의 HPV 균주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9살부터 접종이 가능하며 국내에서는 12세 이상의 여자 청소년은 백신 접종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은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서 자비로 접종을 해야 합니다. 16~45세인 경우에 총 3회 접종을 하게 되며 첫 번째 접종을 받고 한 달 뒤 두 번째 접종을 하고 그 후 세 달 이후에 세 번째 접종을 하게 됩니다. 백신의 부작용은 흔치 않으며 부기, 발적, 통증, 두통이 가장 흔한 부작용입니다. 그리고 만명 중에 한 명은 호흡곤란을, 백만 명 중 한 명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