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7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김형수 지음

이 창작방법의 문제가 중요해진 것은 근대인들이 작가와 작품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걸 발견하면서입니다. 그런 논란의 첫 대상에 오른 사람이 발자크예요. 발자크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소설은 진보적이었습니다. 현실 옹호론자가 현실을 야유하는 글을 썼어요. 그래서 ‘발자크의 정치적 보수성과 미학적 진보성’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가지고 논란이 일게 됩니다. 엥겔스가 이를 ‘방법의 승리’로 해석하면서 촉발된 논쟁이 루카치가 사용했던 유명한 논제 즉 ‘문제는 리얼리즘이다’였어요. 하여튼,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관과 방법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 작가의 똑똑함과 작품의 그럴싸함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 문제는 근대문학의 여명기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p.166

일상/책 2021.01.01

나는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 에이미 모린 지음

이 책의 원제는 “강철 멘탈을 가진 사람은 절대 하지 않는 13가지”입니다. 지은이 에이미 모린은 심리학 교수이자 심리치료사라고 합니다. 친구가 나쁜 습관을 지적해 주거나 배우자가 이기적인 행동을 일깨워줬다면 내가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깨닫고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이 비난일 때도 있다. 화가 많은 사람은 독설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아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려야만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다음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그 말을 누가 했는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비판이나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일단 반응하지 말고 기다리자. 화가 나거나 반발심이 든다면 잠시 동안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고 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 그 말이 사실이라는 ..

일상/책 2020.12.25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 마이클 로이젠, 메멧 오즈 지음

약간 과체중인 사람이 당을 섭취했을 경우 그중 5퍼센트는 간과 근육에 비축되고, 60퍼센트는 에너지원으로 대사에 사용되며 남은 35퍼센트는 지방의 형태로 비축된다. 우리가 소비하는 전체 당의 50퍼센트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생각해보라. 무지방식품이라고 하는 샐러드드레싱이나 탄산음료 같은 액상 과당이 바로 그들의 은신처다. 인체는 간과 근육에 단순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잠시 저장해두는 단기 에너지 저장소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액 내에 포도당이 흡수되고 그 포도당을 나르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며, 몸은 포도당을 필요한 만큼 사용한 다음 나머지는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혈당 수치가 떨어지면 췌장은 인슐린 분비를 멈추고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글루카곤은 글리코겐을 포도당으..

일상/책 2020.12.24

운동 미니멀리즘 - 이기원 지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고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트레이닝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운동 원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트레이닝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트레이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그 과정을 단축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은 지은이의 경험과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니멀 운동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여 한 번쯤 시도해볼만 트레이닝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대추나무에 열매를 많이 맺게 하려면 나무 막대기로 두들겨주거나 염소를 매어놓아 나무를 괴롭혀야 한다고 합니다. 고초를 격은 나무일수록 열매를 많이 맺고 해거리를 하지 않는데, 이는 대추나무가 외부의 자극을..

일상/책 2020.12.23

안녕히 주무셨어요? : 잠 잘 자는 사회를 위한 숙면의 과학

저자 페터 슈포르크(Peter Spork)는 신경생물학자이자 독일의 유명한 과학저술가라 합니다. 우리는 신체가 휴식을 원할 때 최고 출력으로 일하려 안간힘을 쓰고, 종종 신체가 가장 능률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일을 줄인다. 장기가 채 준비를 하지도 못했는데 음식을 마구 집어넣고, 유익보다는 해가 되는 시간에 약을 복용한다. 어둠이 필요한 시간에 빛을 찾으며, 빛이 필요한 시간에 어둠에 처한다. 휴식과 쉼에 대한 욕구를 무시한다. 간단히 말해 생물학적 리듬에 맞춰 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 결과 비만과 질병이 초래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능률이 오르지 않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며, 학습능력과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창조성과 삶의 기쁨이 결여되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찾아온다...

일상/책 2020.12.22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 토마스만 지음

건조한 문체와 지나칠 정도의 세밀한 묘사들, 하지만 가족의 흥망성쇠만으로도 이야기는 흥미롭네요. 특히 지금의 시대적 기준에서도 순탄치 않았을 토니의 삶이 꽤 기억에 남습니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이 그 시대 부유한 상인 가문의 일반적인 모습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적 규범이나 생활양식, 특히 부를 축적하고 다루는 방식들을 보면서 과연 백 년 전에 쓰인 책이 맞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토니는 오랫동안 자기의 이름과 그 뒤의 공란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신경질적인 표정을 짓더니 침을 꿀꺽 삼키는 것이었다. 잠시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그녀는 펜을 잡아서 잉크병에 콱 찔러 넣었다가 집게손가락을 꼬부리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어깨 밑으로 잔뜩 숙인 채 글씨를 썼다. 그것은 비스듬하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껴 올..

일상/책 2020.12.14

새로운 양식(1935) - 앙드레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219p. 각자에게는 자신의 감각과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행복의 양이 할당되어 있는 것. 아무리 소량이라도 그것을 빼앗기면 그것을 도둑맞은 것이 된다. 내가 존재하기 전에는 내가 생명을 요구했는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지금은 모든 것이 나의 몫으로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은 너무나도 감미롭고 사랑하다는 것이 내겐 너무나도 당연하게 감미로워서 지나가는 바람의 조그만 애무도 내 마음속에 감사하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준다. 감사하는 마음의 필요성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라고 가르쳐준다. 240p. 오래전부터 나에게는 기쁨이 슬픔보다 더 드물고 더 어렵고 더 아름답게 여겨졌다.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에 이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 발견에 이르..

일상/책 2020.12.13

지상의 양식(1897) - 앙드레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27p. 사람은 오직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곧 스스로 행할 수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최대한으로 많은 인간성을 수용할 것,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공식이다. 삶의 다양한 형태들이여, 너희 모두가 다 나에게는 아름답게 보였다. 45p. 나타나엘이여, 결코 미래 속에서 과거를 다시 찾으려 하지 말라. 각 순간에서 유별난 새로움을 포착하라. 그리고 그대의 기쁨들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말라. 차라리 준비되어 있는 곳에서 어떤 ‘다른’ 기쁨이 그대 앞에 불쑥 내닫게 된다는 것을 알라.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어서 그대가 길을 가다가 만나는 거지처럼 순간마다 그대 앞에 나타난다는 것을 어찌하여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그대가 꿈꾸던 행복이 ‘그런..

일상/책 2020.12.11

언어의 무지개 – 고종석 지음

이 책은 글을 쓰거나, 읽거나, 생각하는 것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언어에 관한 책의 내용만큼이나 잘 쓰인 글이 어떤 것인지 책 속의 문장을 읽으면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 복거일의 불행은 우리 사회에서 그의 자유주의의 불온성·과격성이 백안시·위험시되고 있다는 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제대로 된 비판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도 있다. 정운영을 제외한다면, 복거일의 비판자들은 대체로 비판의 대상보다 정신의 키가 훨씬 작은 사람들이었다. 이 글에서 이따금씩 그를 비판할지도 모르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를 같은 높이에서 비판할 지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 우리 사외에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논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를 꺼린다. 마땅치 않은 상대에 대해서는..

일상/책 2020.11.08

고종석의 문장

이 책은 조금 더 진지한 글쓰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지은이 고종석은 성균관대학교와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고, 코리아타임스 경제부 기자와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가 집필한 ‘언어의 무지개’, ‘문학이라는 놀이’,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등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자, 봅시다. 필자는 어떤 여자와 만났다 헤어진 것을 아쉬워하면서 “10년쯤 미리 전쟁이 나고”라고 했습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쉽게 말해서 2차 세계대전이 1939년에, 태평양전쟁이 1941년에 터졌는데 이것이 1929년, 1931년 이렇게 일어났더라면, 하고 아쉬워하는 겁니다. 왜? 그러면 아사코랑 함께 살 수 있었을 테니까요. 이것은 ..

일상/책 2020.11.07

필독, 필사(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필독, 필사(고종석이 가려 뽑은 생각의 문장들) 48p. 예수가 오늘날에 온다면 사람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 그가 해야 할 말을 듣고 그 말을 조롱할 것이다. 토머스 칼라일(1795~1881) 66p. 구설에 오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구설에 오르지 않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1854~1900), 182p. 우리 삶의 여정 반 고비에, 나는 숲속의 어둠에 있었노라. 올바른 길을 잃었기에. 단테(1265~1321), 236p. 누군가 요제프 K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음이 틀림없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그가 어느 화창한 날 아침에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여덟 시면 늘 그에게 아침을 가져다주었던 하숙집 여주인의 식모가 그날..

일상/책 2020.11.06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 지음, 용경식 옮김 - 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인칭 시점의 소설입니다.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을 하고, 삶을 버텨내는 주인공 '모모'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은 1956년 로 공쿠르 상을 받은 바 있는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1975년 발표한 책입니다.그는 이 책으로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공쿠르 상을 또 한번 받았습니다.1980년.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자신의 삶이 작품 속에서 확장되어 온전히 하나가 되기를 바랐던 걸까요? 그가 사망하고 6개월 후에 발표된 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일상/책 2016.08.14